140자이기엔 아까운

편지쓰기] 이제는 고유명사가 된 '댈님'께

7그램 2022. 1. 3. 19:22

정말로 지긋지긋한 2021년이 지났어요. 돌이켜보면 봄이나 여름엔 나름 재밌었던 시간도 있었는데 지긋한 겨울이 되면 그때를 다 까먹나봐요. 작고 작은 제 방에서 떡볶이를 시켜먹기도 하고 압구정에서 고기를 11만원 어치 꿔먹기도 했었잖아요.


2016년에 만나 어느덧 2022년이네요. 초년생 티를 갓 벗었던 저도 어느새 서른이 넘었고요. 같이 일한 건 고작 1년인데 전 아직도 댈님만큼 손발맞고 대화주제가 맞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대리님과는 9월에 처음 만났죠. 저는 그해 7월에 권고사직을 당했었어요. 절망의 늪에 빠졌다가 댈님을 만나게 되었으니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 상투적인 말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있나봐요.

너무너무 힘든 시간 보냈을 나의 댈님께. 앞으로는 꽃길만 있으리라는 막연한 얘기는 하지 않겠어요. 구르고 또 굴러서 멍 투성이가 되어도 세상 끝에 홀로 당당히 서겠다던 어느 노래가사처럼 저희 이리굴러 저리굴러 멋지게 살아봐요. 삶이 내 편이었던 적도 없으니 절망할 필요도 없겠어요. 저희 스스로가 가진 힘으로 멋지게 살아낼 2022년을 오롯이 마주하며 편지 마칩니다.


아참!
이직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