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시선일기

지옥에서 온 배터리충전자의 김제 전주 군산여행 03

7그램 2022. 5. 10. 08:58

광기의 아침이 밝았다. 때는 08시
아침이다. 잠은 잘 잔 느낌이었다. 석대는 아직 자고 있었고 나는 배가 고파서 어제 먹다남은 막창을 먹으며 유튜브 쇼츠를 보고 있었다. 석대가 일어나더니 우리 은파호수공원 가야해. 해서 헐 엉 하고 택시를 타고 은파호수공원에 왔다. 와서….. 노아스로스팅을 갔다. 휴 이 이름이 생각 안나서 아담스로스팅 등등 별걸 다 찾아봤다.

석대는 플랫화이트를.. 나는 어메이징오트로 바꾼 라떼를 시켜먹었다. 크로플도 존맛이고 빵도 존맛이고… 샌드위치도… 맛 표현을 이렇게밖에 못해서 애석하지만 암튼 맛있었다. 까눌레는 정말 훌륭한 친구였다. 촉촉.


다 먹고나서 자전거를 빌렸다. 나는 자전거를 탈줄은 알지만 누군가가 지나가면.. 핸들이 흔들린다. 거리감을 조정할 수 없고 주차된 차들 옆을 지나면 자꾸 그 차쪽으로 기울었다. 마치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코끼리를 생각하게되는 것처럼 차에 부딪히지 말자고, 호수에 빠지지 말자고 생각하면 계속 그리로 풍덩 빠져들어가버리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는 내내 엄청 긴장하고 쫄려서 탔다. 석대가 말하길 내가 뭔가를 그렇게 무서워하는 건 오랜만에 본다고 했다.

예쁜 경관과 좋은 날씨가 있어도 넘어질까 부딪힐까 두려움뿐이라면 눈에 들어오지 않고 이 시간이 빨리 끝나길 바랄 뿐이다. 나는 끝내 저 호숫가 길을 한번 편도로 움직인 후 돌아오는 길은 털래털래 끌고 왔다. 사람이 한명만 지나가도 그것을 피하다가 호수로 빠져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호텔로 돌아와서 나갈 채비를 했다. 커피를 마시고, 이성당 줄이 좀 적으면 빵을 좀 사고, 아 빵 부문에서는 오존베이커리도 있었어서 암튼 빵은 무조건 사야했고 점심은 생선구이를 먹을까 싶었다. 일단 첫번째 행선지는 오존이었다. 어제 군침을 춪추릅 삼키며 올리브치즈할라페뇨 하나를 사왔는데 그게 진짜 너무 맛있었다. 두개를 샀는데 사와보니 더 살걸 싶다. 빵 18000원어치를 사고 커피벨트로 간다. 융드립을 먹으러


그리고 일력식당을 갔다. 벌버리묵이 나올줄 알았는데 일반모듬 정식에는 안 나오는 모양이다. 사진은 없다.. 왜냐면 이번 여행은 정말 계속 배터리 충전에 허덕이며 지낸 거 같다. 배터리 아껴야지 하며 사진을 얼마 안 찍었다.

암튼..
일력식당에서 밥먹고.. 마지막으로 산책하고 조선은행 건물 구경을 하다가 석대의 버스시간이 다 되어가서 터미널에서 헤어졌다. 나는 택시를 타고 군산역으로.. 배터리가 12프로쯤 남아있었다. 군산에서 아산까지는 입석칸의 무궁화호를 타고 갔는데 콘센트 머리가 있어야만 충전이 가능했다. 나는 이때 셀룰러 연결이 된 워치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핸드폰을 끈 뒤 워치로 팟캐스트를 들었다. 깨알같은 역사 팟캐… 수험생 시절의 나 칭찬해..


그렇게 자다 일어나니 한시간쯤 남아있었다. 나는 군산에서 탄거라 나름 초반이어서 그랬는지 자리가 꽤 많았는데 자고 일어나니 사람이 꽉 차있었다. 흡사 난민수용소를 연상케했다.

그렇게 ktx로 갈아탄 뒤 충전..
마음이 편안해진다.
Ktx도 USB포트가 전좌석에 있는 게 아니고 홀수좌석에만 있다고 한다. 후.. 강인한 경기도민은 빨간색 광역버스에서 좌석마다 USB 포트가 있는 걸 보며 살아왔는데. 비싼 열차에 이렇게 척박하다니.


아무튼 여행이 끝났다.
기차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타고 집앞에 내리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나이스 타이밍
럭키걸
외치며 집에 와서 올해 첫 수박을 먹었다.
할머니 제사에 올린 수박이야, 해서 옴뇸뇸. 맛있게 먹었다.



김제전주군산(전주는 묵음이야) 여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