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주인인 들개야. 주인따윈 없어도 돼

2021. 10. 30. 20:39독립시선일기

#연애하지않아도 괜찮아요

0으로 수렴하는 연애방정식
마지막 연애가 2018년. 그 이후로 자의든 타의든 연애를 안한지 꽤 되었다. 운좋게도 나를 좋다고 해주는 이들이 몇 있어서 고민해볼 시간도 있었으나 사귀기 전부터 이미 글러먹은 부분들을 봐서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다. 100프로의 사람을 만날 수 있느냐 다들 묻지만 내가 허용할 수 없는 것들이 1프로라도 있으면 0프로로 수렴하는 독특한 방정식을 가지고 있기에 아직도 연애가 어렵기만 하다. 대충 눈치없는 척 철벽도 쳐보고 이래저래 살아왔건만 최근 아주 골때리는 사태를 마주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왕따라서 잘해주는 줄
팀이 바뀌고 한달을 다른 곳에 파견되어 일하다 왔다. 다시 돌아온 일터에서 나는 마치 서먹한 전학생처럼 어찌할 바 몰랐다. 신입이었고 남초회사의 여직원이라 회사생활이 너무 어렵기만 했다. 이전 회사에서는 스몰토크를 못하겠어서 엘리베이터말고 계단을 오르던 사람인데 지금 회사에서는 내내 스몰토크를 해야 하는 업무 환경에 처한데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나와 같이 일하는 사수들이 불편할 것이라고 대놓고 가스라이팅아닌 가스라이팅을 당해서 매우 주눅들어있던 참이었다. 그때 신경써주던 직원이 있었다. 이상한데.. 생각했지만  그냥 내가 왕따라서 잘해주는 거겠구니 생각했다. 그런대 타인의 마음은 모른척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들개야, 나 스스로가 주인이야.
계속해서 넌 아냐, 싫어! 시그널을 주는데도 밀고 들어와버리는 사람앞에서 내가 주인없는 강아지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나는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는 늑대인데 자꾸만 구조하려고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안간힘을 다해 도망쳐다니고 있다. 열번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이 서럽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도끼질로 난도질해놓으면 나무가 넘어가지 않더라도 생채기가 생긴다는 걸 모르는걸까.

아니, 반대로 생각해서 단단하게 세월을 켜켜이 쌓아온 나무는 도끼자루를 부러뜨린다는 걸 모르는건지. 그러면서도 정말 못난 생각으로는 내가 남자친구가 생겨야만 모든 도끼질을 그만두는 걸까 라는 것. 열번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한다면 다른 방향으로 넘어져버릴까. 근데 이런 생각이 드는 나한테 실망하게 되는 나 자신은 어떻게 할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