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인테리어(3)
-
감추고 숨긴 것들 뒤에 가려진 것들은 무엇일까
#4. 누군가 말했다. 인테리어는 가리는 것이라고 가리고 숨기며 살아온 회피형 인생 27년 산 남자친구랑 헤어진 가장 결정적 이유는 우리가 둘다 회피형인간이기 때문이었다. 늘 말하지 않아서 모르고 제멋대로 해석해버리는 것들.. 너무 지겨웠고 힘들었다. 우리는 서로 많이 얘기하자고 했지만 슬프게도 서로 그게 불편해서 입닫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헤어지면서 나는 이제부터는 정말 숨기지도 도망치지도 가리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대책없이 뜯다보면 가려야하는 날도 오기마련 근데 현재 내 인테리어의 단계는 숨기기다. 앙상하게 드러난 벽체들을 숨기고, 균열을 가리고 틈새를 감추고 있다. 이렇게 곳곳에 폼블럭만 붙였을 뿐인데 제법 멋스럽다. 폼블럭은 내가 사랑하는 인테리어 아이템 중 하나다. 지금 살고..
2017.11.16 -
짧게 살아도 제대로 사는 것에 대한 기쁨을 아는 것
#2. 한번 살아도 제대로 기깔나게 살고 싶은데요 모두가 말했지, 나보고 바보라고. 처음 작업을 시작했던 10월의 마지막 주말은 정말 너무너무 날씨 좋은 가을이었다. 그에비해 나는 벙거지에 크록스를 신고 거지꼴을 하고 손수레를 이고지고 다니고 있었다. 새삼 내가 힘이 쎄서 다행이었다. 16키로가 넘는 짐들을 세번씩 옮기면서 경비아저씨가 말하길 "그 집 도배가 안되어있어서 안 나가는거야" 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정말로 기깔나게 해보겠다. 모두들 기함을 하며 나갔다는 이곳을 예쁘게 만들어보겠다. 생각했다 세상은 한번도 내 뜻대로 된 적이 없다. 내가 뜻하지 않은 것만 늘 덜컥 내줬었지.블로그에서 본 대로 보양비닐을 쫙 깔아놓고.. 제법 뿌듯해서 찍은 사진. 저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저 페인트 위에 ..
2017.11.13 -
오소리처럼 색칠하기- 페인트를 정하자
#1. 무너질 집의 장점. 아무 색이나 칠해도 된다 색깔은 많고 조합은 무한정 지금 살고 있는 집의 한쪽 벽을 도배해 본 적이 있다. 일단 키가 작아서 혼자 작업하기엔 어렵다. 근데 높은 확률로 혼자 작업하게 될 것이 분명하므로, 페인트로 정했다. 페인트의 장점은 일단 싸다. 21평을 다 칠할 수 있는 값으로 16만원이면 되었으니까. (페인트 면적을 계산하는 과정은 이따 소개하기로 한다) 아참. 페인트를 고민하기 전에 단열벽지를 해볼까 했었다. 1*20m 에 4만원.. 벽 하나에 3개*4면.. 그땐 이게 비싸게 느껴졌는데 부착식 단열벽지로 했으먼 훨씬 깔끔하고 거진 하루만에 끝났겠다 싶다. 가격차이도 크지않음. 근데 또 색깔이 한정적이어서.. 다양한 색깔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왠지....
2017.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