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7. 17:59ㆍ140자이기엔 아까운
#시작은 이혼숙려캠프에서부터
지옥에서 살아온 여자
최근에 시험공부를 하면서 도파민터지게 보고 있는게 있는데, 바로 이혼숙려캠프다. 나는 이상하게도.. 사랑과전쟁, 나는솔로 등 사랑의 설렘보다는 파국의 이야기에 이끌리는 편이다. 아무튼 투견부부, 본능부부를 거쳐 최근 재미있게 보는 부부는 바로 걱정부부였다.

그녀는 걱정이라는 지옥에 살고있다. 그 지옥 안으로 엄마, 남편을 끌고 들어갔고 끝내는 자식까지 끌고 들어갈지도 모를 일이었다. 처음에는 화가 났다. ‘참 이상한 여자다’, ‘말이 안 통하네’ 라고 혀를 차며 보던 중 상담가와 상담하는 장면을 보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억울한 걸까, 왜 그렇게 서러운걸까.
스스로 만든 지옥 안에 사는 여자.
그리고 어쩌면 그와 비슷한 나.
안녕 난 불안이야, 짐 어디에 둘까?

올해 여름 인사이드아웃2를 보면서 펑펑 울었다. 이유는 ‘나 같아서’
수많은 변수와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라일리를 지키기 위해 결국 최악의 행동을 하게 만드는 존재. 불안이와 함께하는 라일리는 많은 성취를 이뤄내지만 이루면 이룰수록 불안해지는 굴레에 빠지고만다. 불안이는 통제군주로 군림했지만 결국 패닉이 와버려 멈춰버리고야 마는 한없이 약한 존재이기도 했다.
불안이 없이는 안되는 걸
나는 불안이와 함께 하지 않고서 성취를 이뤄낸 적이 없다. 나의 많은 기쁨은 불안을 밟고 섰다. 그 굴레때문일까 이뤄도 이뤄도 불안했다. 모든 일이 내겐 걱정이었다.

각종 변수앞의 나
이사와 결혼이라는 생애주기상의 큰 변화를 앞두고 최근 나의 불안이가 힘이 세졌다. 나의 불안이는 서러움이라는 강한 무기를 가지고 자라난다. 그리고 그 대상은 주로 가까운 이들에게 퍼진다. 가장 만만한 건 역시 부모님이다. 왜 나를 그렇게 사랑해주지 않았느냐고, 왜 언니만 예뻐했느냐고, 나는 내놓은 자식인거냐는 질문끝에 결국 나 스스로의 지옥에 갇혀버렸다. 설날에는 엄마랑 얘기하다 결국 눈물부터 터져버렸다.

돌이켜보면 사랑받지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나 스스로 의 지옥에 갇혀 사랑받지못한 존재로 만들어버렸다. 마치 TV속 그녀처럼. 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지옥에 살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서러운 역사의 피해자가 되긴 싫었다. 대신에 독수리처럼 살아남아야겠다고 생각했다.

'140자이기엔 아까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잘못 탄 기차가 데려다주는 곳 (0) | 2022.05.15 |
---|---|
다정한 식사_ 17살부터 지금까지 (0) | 2022.01.27 |
편지쓰기] 이제는 고유명사가 된 '댈님'께 (0) | 2022.01.03 |
수신인 없는 사과편지는 등기처럼 언젠간 전해질까 (0) | 2021.11.15 |
나 좋을대로 생각하기_ 트리트렁스할머니가 되자 (0) | 2021.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