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집으로 - 1년 간의 혼자살이를 마치고

2022. 1. 4. 12:28독립시선일기

12월은 내게 너무 가혹한 달이었다. 몸이 닳아간다는 게 느껴지던 한 달. 이것저것 정리할 것 투성이였고
1. 월초. 부동산러시.. 집보러 오느라 내 집이 내집같지 않았다.
2. 백신 3차를 회사휴가중에 쓰려고 했더니 근무인원 때문에 짤림
3. 교대근무 후 연속 교육
4. 늘어가는 식욕으로 술과 음식으로 가득찬 하루들(이건 나 스스로가 불러온 재앙인듯.)

아무튼 지겹디지겨운 12월이 끝나가던 29일, 나는 이사를 했다. 다행히 냉장고와 세탁기는 이후에 들어올 세입자에게 중고로 12만원에 판매했다. 이사비용이 조금 깎이지 않을까, 했는데 짐이 생각보다 많았다. 결국 만원 네고받고 끝. 대체 한 해만 살았는데 짐이 왜 이렇게 많아진건지. 늘 가볍게 살고 싶은데 언제나 짐을 가득 이고 산다.

집이 이렇게 넓었었나.
옹글종글 복주머니 두개
내가 좋아했던 공간이었는데 어느순간 죽어버린 공간.


오는 길에 용달차 아저씨의 트럭을 타고 왔는데 차가 많이 막혔다. 초반에는 사회에서 터득한 스몰토크로 얘기하다가 이내 지쳐서 멍을 때렸다. 용달차 아저씨 말투가 묘하게 최준을 닮아있었다.

2021.12.29
일단 침대만 깔았다. 왜냐면… 야간근무를 끝내고 바로 이사를 왔던지라.. 자야했기 때문이다. 전쟁통에서 자는 느낌이었다. 일어나서는 주방용품과 각종 잡동사니들을 정리했다. 다이어트로 이것저것 해먹기 시작한 이후로 주방살림이 많이 늘었다.



2021.12.30
옷장 2차 정리.. 옷장은 엄마가 어케저케 깔아놨는데 쓸모없는 것들이 많이 들어가있어서 이래저래 다 털어내고 버릴 거 버리고 했다. 간밤에는 오늘의 집에서 각종 정리용품들을 사담았다.

2021.12.31
병원갔다가 전에 살던 아파트에 들러 코너 선반을 가져왔다. 동굴같은 벽장 옆에 둘 나의 히든템… 전에 살던 아파트는 아빠 혼자 지내고 있다. 모든 가족이 다같이 살 필요는 없지. 자식들이 따로산다고 해도 가족이듯 부모와 부부끼리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아빠는 밥만 먹으러 집에 오고 있다.

2022.1.1
10키로 걷기하고 다이소를 갔다올까 했는데 카드를 안 가져갔다. 그냥 10키로 걷기하고 어른의 떡국 해먹음


2022. 1. 2
9키로 걷기를 하고 다이소에서 정리소품을 사왔다. 또 한차례 방을 뒤집었다. 한지민과 이동욱이 나온 문명특급을 보며 방정리

2022.1.3
31일에 광인처럼 사들였던 정리 소품과 커튼봉이 도착. 정말 연차 쓴 6일동안 야금야금 하루하루 정리해간다. 전세대출도 상환했다. 언니에게 가전제품값 130만원을 보내줬다. 내심.. 백만원만 보내라고 하길 바랐다. 그래서 언니한테 커튼을 달아주며 그김에 코끼리 인형을 삥뜯었다.

땃똔의 코끼리



2022.1.4
6일만의 출근. 해가 바뀌고 처음이다.
전기와 가스요금까지 모두 정산하고 끝
엄마랑은 간헐적으로 따로 살아줘야한다는 말처럼 또 잠시 나가서 잘 쉬다가 왔다. 이제 또 엄마랑 지지고 볶으며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