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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살 첫날 _ 열심히는 뛰었다
흥분하지 않는 법 지쳐도 강제로 뛰게 만드는 힘 아웃을 기다리며
2021.11.25 -
겨울은 이별의 계절_ 아니, 이사의 계절
#필연적으로 추울 때 떠나고 마는 밥냄새가 나는 집 밥해놓고 거실불을 껐는데 순간 할머니네서 명절 전날 잠들던 날이 떠올랐다. 밥냄새와 캄캄한 방을 보면서 방이 아니라 집으로서 잘 꾸려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한게 어제 오늘 일도 아닌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것은 겨울이기 때문인 것 같다. 독거생활이 언젠간 다시 시작되려나. 이사 전 한달은 내집이 아닌 달 28일, 내내 고민을 하다가 집주인에게 통보를 했다. “집을 나가려고 해요. 맘같아서는 더 살고 싶은데요. 저희 부모님이 이사를 가셔서 가는 김에 저도 들어가려구요.” 하는 말에 “네, 집 내놓을게요.” 하자마자 부동산에서 전화가 미친듯이 걸려왔다. 백신을 맞고나서 천천히 정리하려 했건만 부동산에서 왜 그리 사진은 찍어가는지, 왜 그리 보러와서..
2021.11.25 -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굉장히 멀리있는 것이다.
일상으로의 초대 친구들과 만나 시시각각 바뀌는 나의 결혼관에 대해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그 다음날 기혼자 친구가 내게 말했다. “아직 결혼의 단점을 경험 안해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결혼하니까 웃는 날이 많아진 거 같아. 맨날 같이 게임하고 코드도 잘 맞고 밖에 나가면 세상 동상같은데 집에오면 행복해암튼 결혼 좋은 거 같아. 너도 하고 싶은 사람있으면 해” 하기에 예전같으면 결혼은 정말 아니야.. 했겠지만 “나는 인생이라는 조별과제를 같이 헤쳐나가보고 싶은 팀원이 생기면 결혼할래.” 라는 대답이 나왔다. 그러더니 그 말을 하더라. “저번 모임때 입고나갈 슬랙스 버클이 떨어진거야. 그래서 남편한테 달아놓으라고 하니까 튼튼하게 잘 달아놨더라. 그 버클을 보면서 결혼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어.” 결혼해서 뭐가 ..
2021.11.24 -
수신인 없는 사과편지는 등기처럼 언젠간 전해질까
#미안하다는 말의 길이 문득 찾아온다 이상하게. 나는 잘못한 걸 쉽게 못 잊는다. 오래된 흉터처럼 가끔씩 들여다보게 되는 순간들이 온다. 간밤에 몸이 아파 앓던 때가 하필 그런 날이었다. 엄마 집이 하필 좀 추웠다. 나는 생리첫날에 운동을 다녀온 사람이었고, 이불없이 춥게 잠들었다. 깨어나서 엄마가 싸준 집김밥을 먹었다. 그게 바로 아픔의 표면장력을 깨버린 한방울이 되었다. 그리고 그와중에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지하철과 버스를 탔다. 집에오니 등은 오싹하고 속은 너무 안 좋고 상태가 좋지 못했다. 자주 아프지않아서 몰랐는데 아프니까 누구한테라도 말하고 싶었다. 근데 또 말하면 뭐하겠어, 아무것도 못해주는 걸. 하며 눈을 감았다. 그때 문득 어떤 날이 떠올랐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는데 그날은 판교의 거리를..
2021.11.15 -
나는 내가 주인인 들개야. 주인따윈 없어도 돼
#연애하지않아도 괜찮아요 0으로 수렴하는 연애방정식 마지막 연애가 2018년. 그 이후로 자의든 타의든 연애를 안한지 꽤 되었다. 운좋게도 나를 좋다고 해주는 이들이 몇 있어서 고민해볼 시간도 있었으나 사귀기 전부터 이미 글러먹은 부분들을 봐서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다. 100프로의 사람을 만날 수 있느냐 다들 묻지만 내가 허용할 수 없는 것들이 1프로라도 있으면 0프로로 수렴하는 독특한 방정식을 가지고 있기에 아직도 연애가 어렵기만 하다. 대충 눈치없는 척 철벽도 쳐보고 이래저래 살아왔건만 최근 아주 골때리는 사태를 마주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왕따라서 잘해주는 줄 팀이 바뀌고 한달을 다른 곳에 파견되어 일하다 왔다. 다시 돌아온 일터에서 나는 마치 서먹한 전학생처럼 어찌할 바 몰랐다. 신입이었고 남초회..
2021.10.30 -
10키로 달리기_ 달리기메이트 젤리와 함께
#바보들.. 달리면 하나도 안 추운데 주간끝나고 퇴근하면 나는 보통 얼른 씻고 눕는다. 가끔은 9시 조금 넘은 시간에 잠들 때도 있다. 열시가 되면 하루가 다 끝난것같은 생각에 시간 빠르다, 오늘도 다 가버렸네.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이번주간은 조금 달랐다. 동기 젤리와 함께 달리기를 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근데 하필 토요일을 기점으로 날씨가 부쩍 추워졌다. 나는 토요일 아침 반팔 근무복을 입었다가 긴팔로 갈아입었다. 그새 점퍼를 입은 분들도 많았다. 퇴근하는데도 추운 공기가 느껴졌다. 겨울냄새들.. 너무 추워서 뛸 수 있을까 싶어서 그냥 취소해야되나 생각도 했는데 이렇게 맘먹은 걸 날려버리긴 싫어서 무리해서라도 뛰러나갔다왔다. 중간지점인 옥수역에서 시작해 이촌까지 총 10키로를 뛰기로 했다. 이어폰..
2021.10.18